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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이전하면 원형 훼손"

[앵커]
1930년대 최고의 좌파 문학가인 '임 화' 시인과 
'지하련' 소설가 부부의 사연이 담긴 주택이 
재개발 사업 대상지에 포함됐습니다. 

이전해서 보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의 원형이 훼손될 위기에 있습니다.

김태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1935년 카프, 즉 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 서기장인 
임화 시인이 마산에 온 이유는, 결핵 치료도 있었지만 
소설가 지하련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듬해 결혼한 두 사람은 서울로 갔지만, 이번엔 지하련이 결핵에 걸려 
요양 차 친정집인 산호리 주택으로 옮겨 왔습니다. 

1936년에 지은 이 주택은 지상 2층에 일본식 시멘트 기와를 얹은 
목조양옥으로, 당시 마산 최대*최고의 저택이었습니다. 

식당과 욕실, 화장실을 내부에 넣고 거실을 실내 생활의 중심에 뒀으며, 
천장으로 부엌에 햇빛을 뜰어들인 현대식 구조였습니다. 

지하련은 1940년부터 머물면서 
결별, 제향초 등 4개의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이후 지하련의 가족은 모두 월북했고, 주택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뒤, 
오랫동안 방치돼 폐허가 되다시피했고, 2015년 화재까지 
발생해 크게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허정도 / LH 상임감사, 건축학 박사 
"건축사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습니다. 창원시가 매입해서 
문학관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면 아주 제 격인 건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 대상지에 포함돼 
아파트 단지의 일부로 변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창원시 경관심의위원회가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전해 보존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지역의 단체들은 이전이 아닌 현지 보존을 해야 원형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하련 주택 외에도 창원시가 파악한 근대건조물은 90여개, 
이미 상당 수는 철거됐고 훼손이 진행 중입니다. 

박상범 / 창원시 문화예술과장 
"지하련 주택도 우리 시의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이란 인식을 갖고, 
보존과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하련 주택의 현지 보존을 위해선 창원시와 
소유자 또는 재개발 조합의 긴밀한 협조가 절실해 보입니다. 

MBC NEWS 김태석입니다
김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