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까지
경남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농민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수확을 앞둔 과수 농가들의
낙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농민들은 "그야말로 보릿고개"라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경남 밀양의 한 사과 과수원.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지난주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까지 나흘 사이
두 개의 태풍이 할퀴고 가면서 전부 떨어진 겁니다.
보시다시피 제 뒤로 떨어진 사과들이 널브러져 있는데요.
그나마 이렇게 살아남은 나무에 달린 사과도 강풍에 멍이 들면서
상품 가치를 잃다 보니 모조리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7년 동안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나무들은
모조리 한 방향으로 뿌리째 뽑혀 있습니다.
영양분을 공급하는 잔뿌리조차
남질 않다 보니 쓸 수 있는 사과는 하나도 없습니다.
김진삼 / 사과 재배 농민
"비가 많이 오고 하니까 땅이 물러져서
이게(지지대) 뽑히면서 전체 과수원이 넘어간 거죠."
냉해에다 긴 장마까지, 어떻게든 버텼지만, 일주일 만에
들이닥친 두 개의 태풍에 실낱같은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김진삼 / 사과 재배 농민
"(사과가) 떨어지면서 멍이 다 들었어요.
근데 저희가 이걸 주워서 팔 수가 없는데, (이 품종은) 보험사에서
50%를 줄여서 보상을 해 주니까 저희는 보상받을 길이 없어요 지금…”
또 다른 과수원으로 가는 길목,
썩은 사과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닙니다.
태풍이 몰고 온 '물폭탄'에 사과들이 떨어져
빗물에 떠내려간 겁니다.
과수원 입구는 쓰러진 나무에 뒤엉켜
들어가기조차 힘듭니다.
최태교 / 사과 재배 농민
"1년 해서 하루 벌어가지고 1년을 사는 사람인데 이렇게 해 버리면
1년 동안 정말 먹을 게 없습니다. 옛날 생각 하면 보릿고개나 다름없는..."
두 차례 태풍으로 경남에서 발생한 농작물 피해는
천6백 헥타르 가운데 밀양의 낙과 피해만 절반에 가까운
577헥타르 수확 앞둔 과수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