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 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화훼 농가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화환에 주로 쓰이는 거베라나 장미 같은 꽃들이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되자 밭을 갈아엎는 농민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환에 주로 사용되는 국화과의 꽃,
거베라의 최대 생산지인 경남 김해의 한 비닐하우스.
트랙터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자,
3년 째 가꾼 꽃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 농가에서 난방비와 인건비 등
한 달에 드는 비용만 대략 7백만 원 정도인데요.
하지만 코로나19여파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거베라의 소비량이 줄자 결국 이렇게 밭을 갈아 엎은 겁니다.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인데,
마땅한 대책도 없어 농가의 고민은 깊습니다.
정윤재 / 거베라 재배 농민
"(정부에서) 농민들한테는 이러쿵저러쿵 아무것도 없어요.
대책 방안도 없고, 우리 스스로 판단을 해서 결정을
내려야 하다 보니까 (막막합니다.)
졸업식이나 가정의 날 등 각종 행사철에
자주 등장하는 장미도 상황은 마찬가지.
코로나 장기화 국면에 행사가 줄어들면서
'연말 특수'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가뜩이나 겨울엔 하우스 난방비도 많이 들어
사업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장석미 / 장미 재배 농민
"꽃이 출하가 잘 안되다 보니까 지금 전기세가 마련이 안되어서
지금 대출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상환을 하려고 하면
상환하기도 힘들고 지금 앞이 캄캄합니다."
실제로 거베라와 장미의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절반과 35%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오수태 / aT 화훼사업센터 절화부 경매실장
"(소비 시즌에) 행사를 안 하다 보니까 수요도 자동적으로
감소하게 됐고, (때문에) 매입을 하는 데 있어서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길고 긴 코로나 터널과 마주한
꽃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