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흘 뒤면 민족 대명절 설입니다만
설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들의
아픈 사연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경영악화로 자영업자뿐 아니라
중소 기업체의 폐업도 잇따르고 있죠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을
서창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항공기 부품 하도급 업체 다녔던 이승우 씨.
2년 전만 해도 하루도 쉬지 못할 만큼 바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회사가 폐업하면서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두 딸을 키우는 김 씨의 수입은
한 달에 170만 원 남짓한 실업급여가 전부입니다.
이승우 / 지에이산업 하도급 업체 노동자
"(장난감) 하나 사주고도 싶고 여유가 되면 할 수 있을 건데
그게 안 되는 상황이라서 부모가 된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프죠."
원청인 지에이산업은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제조공정을
5곳 하도급 업체에 외주화했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모두 폐업하며 50여 명의 해고자들이 속출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외주화를 '불법파견'으로 인정했지만
이미 실직한 손명숙 씨의 복직은 요원합니다.
손명숙 / 지에이산업 하도급 업체 노동자
"(검찰에 '불법파견'으로) 송치가 되면 저희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거든요. 그걸 못 받아들여서
(지에이산업이) 폐업을 한다 이거예요. "
지난달 경영악화를 이유로 폐업한 한국산연.
2백여 일째 일방적인 폐업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며
차디찬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은
다시 일할 날만 꿈꾸고 있습니다.
이명희 / 한국산연 노동자
"우리가 지켜낸 공장이니까 꼭 싸워서 들어가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가슴도 먹먹하고, 너무 억울하고..."
설을 앞두고 직장을 잃었다는 얘기조차
꺼낼 수 없다는 이들의 소원은 딱 한가지,
김현진 / 한국산연 노동자
"전체가 다 같이 복직하는 게 소망이고,
바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전체가 같이 복직하는 게..."
지난해 말 기준, 경남의 제조업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보다 7백60곳이 줄어들었습니다.
MBC NEWS 서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