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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가축 구하려 스티로폼 뗏목 타고 탈출

[앵커]
계속되는 폭우에 자식이나 다름없는 가축들이 
떠내려가면서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하동에서는 가축을 구하려던 60대 주민이 
오히려 불어난 물에 고립되는 아찔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스티로폼으로 뗏목을 만들어서 탈출하긴 했는데, 
결국 가축들은 대부분 폐사했습니다.

이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진흥화 씨의 축사가 침수되기 시작한 건 지난 8일 밤, 
진 씨는 밤 10시쯤 가축을 구하기 위해 3~4백 미터 떨어진 농장에 혼자 들어갑니다. 

진흥화 / 하동군 하동읍
"개 풀어주고 염소 풀어주고 닭장 문을 열어 놨죠, 
물 위로 뜨는 놈 뜨라고 했더니 산 닭이 떠내려가는 거라..."

가축을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보니 
축사 처마까지 물이 찼고, 고립된 진 씨는 지붕 아래로 몸을 피합니다. 

휴대전화는 손이 닿지 않는 축사 한 쪽에 두는 바람에 
119신고도 가족에게도 전화하지 못했습니다. 

밤을 꼬박 새운 진 씨는 
새벽 6시쯤 침수된 축사를 탈출합니다. 

급조한 스티로폼 뗏목을 타고 삽으로 노를 젓는 장면, 
집에 도착하기 직전 가족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부인은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김성아 / 부인
"스티로폼을 타고 나오는 거라, 
프라스틱 삽으로 노를 저어 나오는데 엉엉 울었어요, 너무 반가워서..."

물이 빠진 축사는 처참했습니다. 

비를 피해 지붕과 나무 위로 대피했던 개 몇 마리와 
닭 두 마리만 이 농장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토종닭 470여 마리와 새끼 염소, 
강아지는 폐사하거나 떠내려갔습니다. 

진흥화 / 하동군 하동읍
"젖도 안 떨어진 강아지하고 새끼 염소 두 마리하고, 
그걸 두고 볼 수 없는 거라 (그래서 축사에 갔는데...)"

가축을 살리려다 고립돼 뗏목을 타고 탈출해야 했던 
진흥화 씨는 오늘 폐사한 가축을 땅에 묻었습니다. 

MBC NEWS 이준석입니다

이준석
사천시청,남해/하동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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