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무료급식소나 복지관 등이 문을 닫으면서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들은 끼니 걱정을 하며
하루 하루 보내고 있는데요.
날씨까지 꽁꽁 얼어붙은 요즘,
이들의 겨울나기는 어느 해보다 혹독합니다.
서창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내를 떠나 보낸 뒤
홀로 살아온 64살 최 모 씨.
10년 넘게 뇌종양을 앓고 있다 보니
집안에는 약 봉지가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약을 먹기 전에 빈속을 달랠 수 있는 건
하루 한끼 나오는 도시락과 라면 뿐입니다.
최 모 씨 / 독거노인
"라면을 재어놓고 빈속에 약을 먹으면
안 되니까 이거라도 먹고..."
최 씨 같은 독거노인 2백여 명이 점심마다 찾았던 창원의 한 복지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올 초 문을 닫은 뒤 도시락만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40인분을 배달하고 있는데,
갈수록 배달 건수도 줄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 속에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최재병 / 금강노인문화센터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의)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도시락 배달을 할 수 있는
인원도 많이 줄었고요. 실제로 저희가 배달할 수 있는
시간 안에 많은 분들에게 해 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안타까운 상황이고..."
경남의 복지관과 경로당 등 공공 무료급식소에서
도시락 같은 '대체 급식'을 제공하는 곳은
전체 공공 급식소 140여 곳의 절반 정도.
여기에 민간 무료급식소도 줄줄이 문을 닫다 보니,
이 곳에서 식사하던 취약계층은 끼니 걱정부터 앞섭니다.
박동일 / 마산역무료급식소 사무국장
"대단위로 모임을 하면서 이렇게 지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배달 위주로... (하루에 열 곳 정도 하는데)
옛날에 비하면 1/10 수준도 안 되죠."
노숙인 A
"먹는지 안 먹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많이 먹어 봐야 두 끼입니다."
추위에도 마음 만은 훈훈했던 연말연시.
유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에 취약 계층의 겨울나기는 혹독하기만 합니다.
MBC NEWS 서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