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3이 두 번 겹친 3월 3일,
오늘은 삼겹살 데이로 알려져있죠
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 소비를 늘려
국내 양돈농가를 돕자는 뜻으로 매년 열리는 행사인데요.
정작 농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문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원의 한 대형마트,
삼겹살 데이를 맞아 삼겹살을 비롯한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를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 소비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지만
'삼겹살 데이'인 만큼 판매되는 건 대부분 삼겹살입니다.
정말애 / 창원시
"평소에는 비싸서 좀 부담이 되지요.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은
삼겹살 데이고 하니까 그래서 좀 많이 샀어요"
문제는 소비자들이 유독 삼겹살만 찾다 보니
돼지고기 가격이 왜곡된다는 점입니다
삼겹살 가격은 지난 3년 동안 21% 오른 반면
갈비와 앞다리살 등 저지방 부위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수입 삼겹살까지 요동치면서
덩달아 12%나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일본과 중국, 프랑스, 캐나다 등
전 세계 10개 나라 평균보다 2.3배 비싼 삼겹살을 먹고 있습니다.
윤명 / (사)소비자시민모임 사무국장
"(산지 가격이)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유통하는
과정에서는 그것을 반영해서 판매하기보다는 본인들이
그동안 유지했던 가격들을 그대로 적용해서..."
그렇다고 농가에 큰 보탬이 되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산지 돼지고기 가격과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무려 5.8배나 차이 났습니다
코로나19에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외식도 줄면서 삽겹살을 제외한
저지방 부위의 돼지고기는 재고가 더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조해구 / 양돈농가
“(삼겹살 중심 문화를) 바꾸려고 지금 많이 하고 있어요.
앞다리나 뒷다리살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품종 개량도 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 공세로 잠시나마 삽겹살을
싼값에 즐기지만 금세 금겹살이 되는 현실
삼겹살 데이가 여전히 필요하냐는 푸념이
농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MBC NEWS 문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