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매일 비 뿌리는 날이면 그리운 것들이 자주 떠오르는데요, 오늘은 할머니가 해주시던 여름철 감자국수가 생각나네요.
채썬 감자를 살짝 익혀서 정구지(아시죠? 부추) 나물과 같이 고명으로 올려 멸치육수에 말아주셨거든요.
여름비 맞고 학교 다녀와서 출출할 때 할머니 감자 국수 먹으면 속이 따뜻하니 참 맛있었어요.
할머니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온 집안에 카세트 불경을 쩌렁쩌렁 울리게 켜놓곤 하셨는데 불경 외에 유일하게 좋아하시던 노래가 심수봉의 '그때 그사람' 이었어요.
비 내리는 이 시간, 그때 그사람 들으며 할머니 생각에 빠져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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