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원숭이두창으로 알려진
3급 감염병 '엠폭스'가 확산하면서
올해만 전 세계에서
8백명 이상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 경남에서 엠폭스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가
진단받을 곳을 찾아 10시간을 헤맸습니다.
이선영 기자
◀ END ▶
◀ 리포트 ▶
경남 하동에 사는 50대 강 모 씨.
지난 19일, 손과 발에 물집이 심하게 생기고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으로
이른 아침 전남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습니다.
'엠폭스'일 수 있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는 의사 말에
약 1시간을 개인 차로 이동해
경남의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검체 채취를 받지 못했습니다.
◀ INT ▶ 강 모 씨/하동군 고전면
\"(B대학병원에서 외래) '접수를 더 이상 못 받는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었어요..응급실에 가서 들은 이야기는 '지금 여기 이거에 대한 진단을 해줄 수 있는 의사가 없다'..\"
다급한 마음에 119에 전화했지만
'직접 연락해보라'며
병원 전화번호 14개를 보내줬습니다.
경남 하동군보건소도
검체 채취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고,
병원 두 곳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강 씨에게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두 곳 중 한 곳은
강씨의 검체 채취를 거부했던
대학병원이었습니다.
◀ SYNC ▶ 하동군보건소 관계자-강 씨 전화통화(지난 19일, 음성변조)
\"B대 병원에서는 검체는 가능하다고 했는데 검체를 의사선생님 보고 하신다 하거든요.. '내가 반드시 검체를 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셔야 될 것 같고...<안 된다고 했다니까 (B대학병원) 응급실에서요.>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고 했던
나머지 병원 한 곳도
강 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무렵
말을 바꿨습니다.
◀ SYNC ▶하동군보건소 관계자-강 씨 전화통화(지난 19일, 음성변조)
\"C병원은 조금 있다 퇴근을 한다고 하거든요. <그럼 어디로 가란 소리예요?> 대학병원에 다시 전화를 했거든요. '선생님이 안 해준다'라는 게 아니고 선생님께서 강하게 요구를 하셔야..<응급실로 간 놈이 그러면 나 안 아파요. 그러고 가겠어요, 아까도?>\"
보건소에서 검체 채취가 가능한지 물었지만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SYNC ▶하동군보건소 관계자-강 씨 전화통화(지난 19일, 음성변조)
\"<보건소에서도 검체는 할 거 아닙니까?> 보건소에서 검체를 하지 않습니다.\"
상급기관인 경상남도 감염병관리과와 콜센터,
질병관리청에도 전화해봤지만
'보건소에 문의하라'거나
'알아보겠다'는 답변 뿐이었습니다.
◀ INT ▶ 강 모씨
\"아침부터 차 타고 돌아다니면서 뭐 내리지도 못하고..사람들하고 접촉을 안 하려고 그런 식으로 계속 있는 게 이거 참 답답하면서 화도 나고\"
◀ st-up ▶
\"10시간 가량 도로를 헤매던 강 씨는
결국 저녁이 되서야 이곳 보건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 INT ▶ 하동군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2급 때는 보건소에서 하게끔 돼 있었거든요.. 원숭이두창이 지금 3급으로 돼 있기 때문에 하다하다 그렇게 된 겁니다.\"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르면
엠폭스 검체 채취 장소는
'감염병 관리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돼 있습니다.
강씨가 하룻 동안 들린
전남과 경남의 병원 모두 해당됩니다.
◀ INT ▶ 질병관리청 관계자(음성변조)
\"대부분 수도권에서 발생을 하다보니까 사실 좀 드문 감염병이라서 지방에 있는 병원들은 아직도 어려워하시는 경향이..\"
엠폭스가 재확산하자 WHO는 지난달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선언했고,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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