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폭염까지, 우리 모두에게
올 여름 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갈 곳 없는 독거노인들은 정말 힘들텐데요
집에서 힘겨운 여름을 홀로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이재경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낡은 주택에서 홀로 살고 있는 74살 이분선 할머니.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한 채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너무 더워 무더위 쉼터라도 갈까 싶다가도
코로나19 탓에 선뜻 발걸음을 옮기지도 못합니다.
이분선(74세) / 창원시 동읍 용전마을
"경로당 요즘엔 못 간다. 거기 가려고 하니 마스크 해야 되지,
밥도 못 해먹는다고 하니까 갈 수가 없는 거라."
안부를 물으러 찾아온 사회복지사가
유일한 말벗입니다.
한미애 / 창원시 사회복지사
"어머니, 더우니까 물 많이 드시고 선풍기 바람 쐬면서 계시고,
식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기초생활수급자인 87살 김영숙 할머니도
찜통 같은 집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집 안에 오래된 에어컨이 있지만
전기세가 아까워 한 번도 틀지 못했습니다.
김영숙(87세) /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커다란 거 있어, 옛날에 쓰던 거. (에어컨 안 트는 이유가 있으세요?)
전기세 많이 올라가는데 혼자서 뭐하러 틀어."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는 어디 나가기도
쉽지 않은 이인순 할머니,
복지관에서 매일 아침 가져다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홀로 무더운 여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이인순(92세) /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구루마(보행기) 끌어서 데려다주면 경로당 한 번씩 오라고 해서
바람 쐬러 어쩌면 한 번씩 가고...못 나가."
코로나19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까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고독에 이어
폭염과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