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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내륙철도로 위기 맞은 국가어업유산

[앵커]
남부내륙철도 건설로 통영과 거제 사이 견내량 어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곳 어민들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돌미역 채취어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대안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윤식 기자입니다.

[리포트]
통영과 거제도 사이 좁은 해협인 견내량.
수심이 낮고 물살이 빨라 미역이 자라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어민들이 '트릿대'라 부르는 긴 장대를 바닷 속에 넣어 
빙빙 돌리자 자연산 돌미역이 돌돌 말려 올라옵니다.

미역 종자 훼손을 막기 위해 
6백년 전부터 채취해 오던 전통 방식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견내량 돌미역 채취어업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돌미역 본격 채취를 앞두고 어민들이 
바다로 나서 생육 상태를 확인합니다.

예년보다 풍성하게 자랐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밝지 못합니다.

남부내륙철도가 이 해역을 
관통한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이곳 견내량에 다리를 놓고 철도를 깔아 
통영과 거제 지역을 연결할 계획입니다.

정부안 대로라면 국가중요어업유산 해역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곳을 가로지르게 됩니다.

어민들은 지난 10년 전 고통을 떠올립니다.

지난 2천9년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해간 연륙교'가 놓이자 
2년 동안 미역이 전멸했기 때문입니다.

어민들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복원시켰는데 
대규모 해상 교량 건설로 해양 환경 변화가 불가피 하다는 겁니다.

정효환 / 미역 채취 어업인 
“그때 몇년을 미역이 안나와서 우리도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만약에 다리가 놓아진다고 그러면 동네가 망하는 거지요”

어민들은 정부가 '바다의 숲'인 해조류 증대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정작 천연 군락지는 훼손하고 있다며 대안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장동주 / 통영 연기마을 어촌계장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서 우리가 후세에 계승해해야 될 이 자리에 
KTX 철도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6백년 전통의 어업유산과 황금어장이 사라질 지 모를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미역 채취가 절정일 오는 5월쯤 남부내륙철도 노선은 최종 확정됩니다.

MBC NEWS 서윤식입니다.

서윤식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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