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경남_HOTcilpMBC경남 NEWS

"안 치우면 더 위험하니까" 폭우 속 용감한 시민들

◀ANC▶
장마철 연일 퍼부은 세찬 비에
전국적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남에서는 재난 상황 속 이어진 선행들이
감동을 주고 있는데요.

이선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폭우 속
경남 창원시 진해대로를 달리던 승용차 앞으로
갑자기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집니다.

◀SYN▶
"잠깐만 오... 야 앞에 나무 쓰러졌다. 이거 어떻게 해야 돼?"

운전자는 놀란 목소리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합니다.

◀SYN▶
"여기 나무 쓰러져가지고 고속도로 막혔거든요"

잠시 후 경찰관 2명이 도착하자...

비상등을 켜고 서 있던 차량에서
운전자 10여 명이 내리더니
길을 가로막아선 가로수 쪽으로 뛰어갑니다.

시민들과 경찰이 힘을 합쳐 가로수를 옮겨
길을 확보한 겁니다.

◀INT▶ 이주호/ 김해시 어방동
두 명이서 딱 봐도 안 되니까 운전자들 다 내려가지고 같이 도와가지고 치워준 거죠. 몸은 그때 홀딱 다 젖었는데 뭔가 기분은 좋더라고요.

빗물이 발목까지 차오른 창원의 한 도로.

우산을 든 사람들이
열심히 무언가를 긁어냅니다.

◀SYN▶
"우리 발로 빼자. 발로"

각종 쓰레기와 낙엽이 뒤엉킨 이물질을
간신히 걷어내자,
하수구로 물이 회오리치듯 빠집니다.

◀SYN▶
"와 근데 우리 진짜 물 많이 뺐다."

이들은 바지까지 걷어붙이고
빗자루와 발로
남은 쓰레기까지 청소합니다.

(S/U)
"이 도로는 횡단보도부터
지대가 낮아져 물이 고이는 구조인데요,

당시 제 무릎 높이까지 들어찬 물을
빼내기 위해 하수구를 청소했던 사람들은
바로 중학교 1학년생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2시간 동안 하수구 6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치웠습니다.

◀INT▶ 김연우/ 진해신항중학교 1학년
"지렁이 시체도 있었고요, 맥주캔, 박스, 비닐...특히 나뭇가지랑 낙엽이 제일 많았어요."

차선도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차들이 위태롭게 역주행하는 걸 보고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해 용기를 낸 겁니다.

◀INT▶ 이규은/ 진해신항중학교 1학년
"<도로가 위험할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게 됐어요?> '물이 생각보다 너무 깊길래 이거 진짜 안 치우면 아예 침수가 되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던 곳에서
침수를 막은 용감한 중학생들.

◀INT▶ 심영석/ 창원시의원
한 7km 정도가 해마다 침수되는 지역이었는데,
어른들이 인도나 차도로 이렇게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는데, 참 연약한 여중생 1학년들이 해결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참 대견하고...

창원교육지원청은 이들 중학생 4명에게
표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선영입니다.
이선영
창원 사건사고, 창원해경